화사랑의 사진 이야기
쑥 버무리 본문
쑥이 지천에 돋아나니 저와 저의 나물바구니가
신이 납니다.ㅎ
해쑥 뜯어다 쑥국 세 번 끓여 먹었는데
어느새 쑥이 크게 자라니 이젠 쑥떡 만들어
먹을 최적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쑥버무리는 떡은 아니지만 떡 맛이 느껴지는
음식이지요.
제가 어릴 때 할머니께서 봄이면 손녀들에게
쑥 버무리를 자주 만들어 주셨답니다.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음식이니
지극히 토속적인 음식이라고 볼 수 있지요.
지금은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이라서
맛있는 떡이며 간식이 곁에 있는데도
어릴 때 먹었던 토속적인 간식이 떠올라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쑥 뜯어서 쑥버무리 만들어
먹을 수 있으나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맛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은 쑥 한 바구니 뜯어다가
쑥버무리 만들어 보았습니다.
쑥 버무리의 주인공은 쑥이겠지요?ㅎ
무념무상으로 쑥 한 바구니 뜯어다가
깨끗이 다듬고 씻어 물기를 털어냈습니다.
쑥버무리에 팥이 들어가면 맛을 배가 시킬 수 있더군요.
팥은 오래 삶지 않고 살캉하게 삶았습니다.
쑥에 쌀가루를 넣어 골고루 버무려 주었습니다.
그래서 쑥 버무리래요.ㅎㅎ
이때 소금도 넣어서 간을 맞추었지요.
단 음식 좋아하지 않는 저는 설탕은 넣지 않았습니다.
지역마다 쑥 버무리 이름이 다르더군요.
어느 지역에선 쑥 털털이라고도 하고
어느 지역에선 쑥 털랭이 라고도 한다지요.ㅎ
쌀가루와 쑥을 버무려 김이 오르는 찜기에 얹고
마지막에 살캉하게 삶은 팥을 넣었습니다.
이렇게 30분 정도 찌면 쑥버무리가 되지요.
쑥 버무리는 쑥의 섬유질 식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맛이지요.
더구나 쑥의 은은한 향기도 맡으면서 말이지요.
팥이 들어가서 파근한 팥의 고소한 맛도
누릴 수 있으니 쑥 버무리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쑥 버무리 만들어 놓으면
저 혼자 한 접시 먹어 치운답니다.ㅎㅎ
아랫집 사시는 할머니께도 한접시 가져다 드렸더니
좀 전에 운동하는 것 보았는데 언제 이렇게
쑥 버무리를 만들었느냐고 하시면서
반가워하시더군요.
제가 날마다 아랫마을까지 1시간 동안
걷기 운동하러 다니는데 아랫집 할머니께서
자주 지켜보시거든요.
쑥 버무리 사진을 찍다가 문득 나무밭의 돌배꽃 생각이 났습니다.
후다닥 돌배꽃 따다가 꽃장식을 해보았지요.ㅎㅎ
쑥은 떡의 재료로 일등공신 역할을 하지만
쑥국, 쑥 부침개, 쑥 튀김등 여러 가지
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지요.
지극히 소박하면서 토속적인 쑥버무리 먹으면
어릴 적 할머니 사랑이 느껴져서
콧등이 시큰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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