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장아찌 만들기
"뭐해요"?
아랫집 할머니께서 전화를 하셔서 뭐하느냐고 물어보시네요.
"운동하고 있어요"라고 대답을 했지요.
"우리 집에 잠깐 내려와 봐요.
아랫마을에서 깻잎 농사짓는 집에서 깻잎을 많이 가져왔어요.
그러니 내려와서 깻잎 가져다 장아찌 담가 먹어요"
라고 말씀하시길래 마스크 쓰고 아랫집 할머니 집으로 갔지요.
깻잎을 주시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무엇이든 나누어 주시는 걸 좋아하시는
아랫집 할머니 덕분에 깻잎 장아찌 담가 보았습니다.
깻잎을 정리해서 씻고 물기를 제거했습니다.
지난번 이웃 블친 헬렌님이 깻잎 김치 담그면서
정확하게 깻잎 숫자를 헤아렸던 것을 떠올리면서
저도 깻잎을 세어 보았답니다.
일부러 숫자를 센 것은 아니고 차곡차곡 담으면서
세어 보았답니다.
그런데...........................
깻잎이 333장 이더군요.ㅎㅎ
원래는 335장이었는데 두장이 망가진 게 있어서
버렸더니 333장 이더군요.
얼마나 재미있던지 삼삼칠 박수라도 치고 싶더군요.ㅎㅎㅎ
저의 친정 엄니 표 장아찌 레시피를 준비했습니다.
물(표고버섯, 다시마, 대추 넣고 끓여서 식힌 물) 1:간장 1:산야초 발효음료 1:소주 1:식초 0.5:멸치액젓 0.5
저는 이 소스를 끓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10년 가까이 이 레시피를 이용해 장아찌를 담그는데
끓이지 않아도 전혀 맛이 변하지 않고 유지되더군요.
간장. 발효음료 등에 들어 있는 유익한 균들을 죽지 않게 하기 위해
끓이지 않고 하는데 1년이 지나도 장아찌가 본래의 맛을 유지하더군요.
소주가 방부제 역할을 해서 장아찌 담글땐 소주를 사용합니다.
물기 제거한 깻잎에 장아찌 양념을 부었지요.
실온에서 하루정도 두었다가 냉장보관해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습니다.
정 많으신 아랫집 할머니 덕분에 깻잎 장아찌 담가 놓으니
겨울까지 밑반찬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흐믓하네요.
여름엔 이렇게 양념을 발라서 깻잎 김치로 담가 먹었는데
이 양념 깻잎 김치는 오래 보관이 안되더군요.
대신에 장아찌 담가 놓으면 오래 보관해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더군요.
깻잎 장아찌가 이틀 정도 지나니까
깻잎에서 수분이 많이 나와 양념장이 처음 준비했던 것보다 많아졌더군요.
그래서 깻잎이 양념장에 잠길 정도만 남기고
따라 냈더니 깻잎 향기 가득한 장아찌 간장이 생기더군요.
깻잎 장아찌 담그고 간장이 덤으로 생겼으니
활용을 해보았습니다.
며칠 전에 보여 드렸던 피클처럼
냉장고에 있는 오이, 양배추, 파프리카 꺼내서 납작하게 썰었습니다.
덤으로 생긴 간장은 팔팔 끓여서 채소에 부었습니다.
깻잎에서 나온 수분 때문에 상할 염려가 있어서 끓여서 부었답니다.
깻잎 장아찌도 담그고 덤으로 생긴 간장 덕분에
피클과 다른 맛의 반찬 한 가지를 얻게 되었습니다.ㅎㅎ
여름철에 나는 채소들 이용해 제철 반찬 만들어
식탁에 올릴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