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전수 받느라 엄청 고생했습니다.
도전이 아니라 친정 어머니의 보조역활 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찹쌀 고추장 재료
찹쌀 40kg,고춧가루12kg,서리태 청국장 분말2kg,천일염7kg,엿기름5kg,물(찹쌀가루와엿기름 분량과 동량)
찹쌀가루와 엿기름의 분량만큼 따뜻한 물을 넣어 골고루 저어 줍니다.
찹쌀가루와 엿기름 섞은물을 가마솥에 넣습니다.
찹쌀가루에 엿기름을 넣으면 삭게 되는데
일정온도를 유지해 주어야 찹쌀가루가 삭더군요.
그래서 가마솥에 넣은 찹쌀가루가 삭을 수 있도록
장작불을 피워서 따뜻한 기온을 8시간정도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식혜 만들때 밥을 삭히는 과정과 같은 과정이라고 봅니다.
대부분 고추장 담글때 시중에서 판매되는 물엿을 구입해 담근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희 친정 어머니는 저 엿기름을 이용해 조청을 고아서
고추장을 담그십니다.
그래서 저희 친정엄마표 고추장은 조청 만드는 일이 관건입니다.
식혜할때 처럼 밥을 찹쌀 물에 넣어 놓으면 삭는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찹쌀가루물이 식지 않도록 가마솥에 장작불을 은근하게 피워 줍니다.
가마솥이 따뜻하게 달궈지면서 찹쌀물이 삭혀 지는 것입니다.
내용물이 끓지 않도록 불을 피워야 하니까
불조절 하는 내공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 지는 일이 아니란걸 알았습니다.
주걱으로 휘저어 보면 밥알이 삭아진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가마솥에 내용물을 넣은지 8시간 정도 지났을때 주걱에 묻어 있는 내용물들 입니다.
밥알의 원형이 삭아서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삭았습니다.
그러면 찹쌀가루가 완전히 삭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찹쌀물이 다 삭았으면 장작불을 세게 피워 끓여 줍니다.
찹쌀물 삭힐때는 끓이지 않고 은근히 일정 온도를 유지하고
다 삭았으면 그때는 팔팔 끓을 정도로 끓입니다.
끓어 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마솥에 끓인 찹쌀물을 면보자기에 곱게 짜냅니다.
뜨겁게 끓여진 찹쌀물을 보자기에 짜내는 일이 보통 힘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찹쌀과 엿기름을 섞어서 삭히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반드시 곱게 짜내는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이제 마지막 과정은 도를 닦는 심정으로
치러내야 하는 과정입니다.
엿기름 물에 잘 삭혀진 찹쌀물을 조청이 되도록 달이는 일은
도를 닦는 수도자 처럼 정성을 기울이는 과정 이었습니다.
가마솥 앞에 앉아서 5-6시간 장작불을 피우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맛있는 고추장이 탄생 되는것 입니다.
도공이 심혈을 기울여 도자기 빚어 가마에 구워 내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마솥에 앞에 앉아 장작불 지피는 일은
친정어머님의 몫이었습니다.
저도 옆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말동무 해드렸지만 고추장 담그는 주체는 친정 어머니 이셨지요.
집집마다 고추장,된장 담그는 비결이 숨어
있지요.
저희 친정 어머니의 고추장 담그는
비결도
전통을 이어가야할 방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쉽게 담그는 방법이 있지만 굳이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맛을 지켜내는 어머님표 고추장은 산고를
치르고
해산하는 여인의 마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작불 피워서 5시간 동안 달여낸 조청입니다.
이 조청이 고추장의 메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시중에서 반 완성된 재료들을 구입해 고추장 담그면
손쉽고
고생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할머니,어머니들은 당신들이 평생동안
지켜온
방법을 고수하며 전통적인 맛을 창출해
내셨지요.
아마도 지금 전통적인 방법을 이용해 고추장
담그는걸
권장한다면 대부분 고된 노동 때문에 기피하는 현상이 생길것
입니다.
저 또한 어머니의 고추장 담그는걸 보조해
드리며
굳이 왜 이렇게 힘들게 담가야 하느냐고 항의를
했으니까요.
하지만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탄생되는 우리의 장류는
화학적인 처리해서 만들어 내는 장류와는
비교가 안되는 맛이기에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잘 고아진 조청에 고춧가루를 넣습니다.
저희 친정 어머니는 고추장용 고춧가루도 고운체에 다시한번 걸러서 사용하시더군요.
어릴때 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친정집 울타리가 되어주는 돌담의 정겨움 같이
고추장맛의 정겨움과 달착지근함은 우리의 맛이기에 수고로움도 기쁨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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