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랑의 사진 이야기
우리 모두 벌 조심 합시다! 본문
올 여름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여름엔 아무리 더워도 뜨거운 햇볕이 내려 쪼여야
자연의 섭리가 순리대로 돌아가는데
올 여름엔 유난히 잦은비 때문에 농부들의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처서 이니 이미 가을 문턱에 들어선 것이겠지요?
오늘은 2009년 9월 중순에 다래 따러 갔다가 벌 때문에 겪었던 소동을 다시 떠올려 보면서
새삼 벌에 대한 경각심을 갖어 보았습니다.
농부는 가을이면 여름내내 수고한 댓가로 뿌듯한 결실을 거두어 들이게 됩니다.
자신이 뿌린 수확을 거두어 들이기도 하고, 대자연이 선물로 나누어 주는
결실을 거두어 들이기도 하는 계절이 가을이지요.
저희 부부는 자연이 너그럽게 베풀어 주는 선물을 외면하면 죄짓는것 같아서
가을이면 산에 올라가 보물을 거두어 들인답니다.
저희 부부가 채취할 수 있을만큼만 거두어 오려고 노력합니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는 할수 없는 일이지요.
저희 부부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여러가지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어도
가을산에 오른답니다.
(산다래 입니다)
가을산에 오를때 가장 위험한 복병은 뱀이나 벌이랍니다.
등산로로 등산 할땐 벌이나 뱀의 출현 때문에 완전무장 하지는 않게 되지요.
그러나 수풀을 헤치고 다니며 산초를 따거나,다래를 따기 위해선 눈만 빼꼼히
내놓을 정도로 완전무장을 하고 산에 갑니다.
화장품 냄새가 벌들을 유인하는 격이라고 해서 그나마 바르던 썬크림도 안바르고 갑니다.
산초로 효소도 담그고,장아찌 담그기 위해서 적절한 시기를 맞추어 산에 올라가야 하지요.
이른 아침 산에 올라 산초를 적당히 채취했는데 다래는 원하는 만큼 채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내려와 점심식사를 하고 집 주변에서 다래를 따기로 했습니다.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저희집 주변 낮은 언덕에 있는 다래 나무를 향해 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 되었었답니다.
멀리 갈때는 완전무장하고 F킬라를 준비해 갔는데 집 가까이 간다고
무장해제 하고 룰루랄라 가벼운 차림으로 가고 말았던 겁니다.
"당신은 낮은곳에 있는 다래를 따고,나는 높은곳에 있는것 딸께" 라고 하면서
남편이 가위와 비닐봉지를 챙겨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다래따기 시작해서 불과 5분도 안되었는데
남편쪽에서 갑자기 "억!"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에 남편쪽을 바라보니
남편이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가만히 엎드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 냥반이 갑자기 장난치는것도 아니고 뭐하는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그래요?" 라고 했더니
아무 대답없이 부동자세로 엎드려 있는것 이었습니다.
아뿔싸!남편이 뒤집어 쓰고 있는 검은 비닐봉지 주변에 말벌떼가 몰려들어
총공격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위기상황임을 파악하고 남편에게 "잠시만 기다려요, 빨리 집에가서
F킬라 가지고 뛰어 올께요.괜챦을거예요.그렇게 잠깐만 있어요."라고 하고는
손오공 처럼 수풀을 마구마구 헤치며 집을 향해 뛰었습니다.
마침 시내 집에서 들어와 있던 아들생각이나 뛰면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넘의 아들넘은 왜 전화를 안 받는지요.
안 되겠다 싶어 집을 향해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ㅇㅇ아! ㅇㅇ아! "
집쪽에서 엄마의 급박한 외침을 듣고 아들이 "왜 그러세요!" 라고 대답을 합니다.
"빨리 F킬라 가지고 와!" 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데
이 넘의 급한 성질 때문에 허겁지겁 소리만 질러댔습니다.
아들과 함께 F킬라를 들고 뛰어가는데 그 짧은 거리가 태평양 건너가듯
멀게만 느껴지며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남편 근처에 가보았더니 남편은 그때까지 침착하게
비닐봉지를 뒤집어 쓴채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벌들은 성난 기세로 남편 주위에서 떠나질 않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F킬라를 연막소독 차가 뿜어내는 연기 수준으로 뿌려댔습니다.
그래도 그 상황에서 남편은 조심해서 접근하라고 아들에게 경고하더군요.
한참동안 F킬라를 뿌려대도 물러날 기세를 안 보이더니
워낙 강하게 뿌려대니까 슬슬 피해 날아가더군요.
남편 주위에 벌들이 없는걸 확인하고 빨리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손등 한군데만 벌을 쏘여서 빨리 약을 발라 진정시켰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남편이 차분히 대처해서 위험을 모면할 수 있었음이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집에 돌아와 약을 바르고 휴식을 취하며 진정을 했지만
너무 놀라고 당황했던 그 짧은 순간이 악몽처럼 느껴졌습니다.
남편이 이야기 하는데 높은 곳의 다래를 따는 순간 앞쪽에
커다란축구공 만한 벌집이 눈에 뜨이는가 싶더니 벌들이 달려 들었다고 합니다.
그 찰나 순간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엎드릴 생각을 했던 남편의 기지에 아들과 함께 100점짜리
칭찬을 마구마구 안겨 주었답니다.
이건 팁 입니다.ㅎㅎㅎ
급박한 상황에 아들이 전화 안받는다고 화를 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딸아이 단축키를 누른 것이었습니다.
간호장교로 근무하는 딸이 근무중에 전화 받을리가 만무였지요.
다행히 남편이 무사해서 악몽 같았던 사건을 떠올리면서도 웃을 수 있습니다.
올 여름엔 비가 많이 와서 벌이 지금 한창 기승을 부린다고 하니
벌초하러 갈때,등산갈때,밭일 할때 등등
우리모두 벌조심 해야 겠어요.
미물에 불과한 벌이 사람을 공격하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세상을 다스린다는 사람이 미물인 벌앞에 무릎 꿇을 수 밖에 없는이치를 깨달으며
덩치크고 힘센 자만이 이 세상을 지배하는게 아니라
약자,강자 모두 공생공존 하며 살아가야 한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뉴스 시간에 벌에 대한 피해사례를 종종 보았지만
제 가족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란걸 경험하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나깨나 벌조심!"
"우리모두 벌조심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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