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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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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골 안개속 여인 어제(12월 29일) 저와 함께 사진 하는 춘천의 지인들 7명이 화천에 왔습니다. 제가 화천 파로호의 상고대가 멋있다고 했더니 상고대 담으러 아침 일찍 파로호에 왔습니다. 그런데 . . .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글쎄 그렇게 예쁘게 피던 상고대가 마음먹고 달려온 지인들에게 미안하게시리 전혀 피지 않았답니다.ㅎㅎㅎ 그러나 날씨는 맞춤형이 아니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장소를 옮겨 화천읍내 쪽으로 가다 보면 살랑골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은 파호로 보다 더 추운 곳이라서 그런지 상고대가 좀 피어나고 물안개도 피어 있더군요. 하얀 상고대를 배경으로 빨간 옷의 여인이 모델이 되려고 준비해 왔는데 파로호의 상고대가 피지 않는 바람에 살랑골이라는 곳에서 추위를 이겨내고 모델이 되어 주었습..
파로호의 겨울왕국 제가 살고 있는 화천엔 파로호(破虜湖)가 있습니다. 파로호는 사계절 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 주지요. 특히 겨울에 피어나는 상고대 풍경이 장관 이랍니다. 겨울 내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온도와 습도가 알맞을때 피어나는 상고대이지요. 그래서 겨울에 몇 번은 만날 수 있는 풍경이지요. 오늘 아침 창밖을 내다보니 저희 집 뜨락의 나무에 상고대가 피었더군요. 그래서 부지런히 카메라 챙겨 파로호에 나가보았지요. 행운의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파로호에 나갔더니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하얀 상고대가 가득 피어나 있더군요. 추운 날씨와 물안개가 만나면 얼음꽃이 피어나지요. 삭막한 겨울에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화천에 살고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됩니다.
앗 겨울이다! 엊그제 인제 용대리에 가서 가을꽃 축제장의 꽃들을 보면서 흠뻑 취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설악산에 온도가 영하로 내려갔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정말 가을이 실종된 것일까요? 아직 단풍이 곱게 물들고 하늘이 드높고 맑은 가을날들이 남아 있지요. 그런데 벌써 겨울 이야기하느냐고요? ㅎㅎ 저희 집 거실에 난로를 설치했거든요. 여름 내내 거실 창가에 자리 잡고 있던 난로가 거실 중앙으로 나와 자리를 잡으면 겨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이지요. 오늘 난로를 설치하자마자 불을 지폈는데 훈훈한 기운에 심신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제가 사는 화천은 10월부터 난로에 불을 지피면 다음 해 4월까지 난롯불을 지핀답니다. 저랑 오랫동안 교류하셨던 분들은 해마다 이맘때 제가 난로 포스팅하는 걸 잘 알고 계시기에 이 풍..
냉이 부침개 입춘이 지나고도 봄인 듯 봄이 아닌듯한 날들이었는데 새로 시작하는 출발선을 알리듯 3월에 접어드니까 공기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모든 사물이 봄햇살을 맞아 춤추는 듯 즐거워 보이네요. 연초에 일 년 계획을 세우면서 한 달에 한 권씩의 책을 읽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동안에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해놓고 살아왔습니다.ㅎㅎ 그런데 시골살이를 해 보까 독서의 계절은 겨울이 최적의 계절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권을 읽겠다는 결심을 져버리고 1월 2월 두 달 동안에 1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ㅎㅎ 하지만 책의 숫자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겠지요? 1,2월을 그렇게 들어앉아서 책을 읽고 1주일엔 한번 출사를 다니면서 지냈습니다. 그런데 3월 접어들자마자 엉덩이가 들썩 거려서 들어앉..
겨울에만 피는꽃 겨울에만 피는 꽃이 있습니다. 낮은 온도와 습도가 찰떡궁합이 되어야 피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상고대 이지요. 겨울에 추운 날씨와 습도가 어우러지면 정말 아름다운 겨울꽃이 피지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온난화가 되어서 그런지 겨울에 상고대 만나는 일이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어제 아침 기온이 낮고 습도가 적당히 있어서 혹시나 파로호에 상고대가 피었을 것 같아서 달려 나가 보았습니다. 그러나 . . . 원하는 상고대 풍경은 얻지 못했습니다. 습도와 낮은 온도 화창한 날씨가 삼위일체가 되면 멋진 상고대를 만날 수 있는데 어제는 삼박자가 맞지를 않았나 봅니다. 더구나 미세먼지 까지 방해를 하니 이또한 아쉬운 점 이더군요. 그래도 미미하게나마 상고대가 피어 있는 부분이 있어서 담아 올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
첫사랑 같은 첫눈이~~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눈다운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젠 현실녀가 되어버렸는지 눈이 내리면 눈을 치워야 하는 부담과 운전하는데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무슨 첫사랑 같은 첫눈 이냐고요? ㅎㅎ 비록 현실녀가 되었지만 눈이 내리면 설레는 마음이 우선인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동안거에 들어간 빈밭 이지만 그냥 휴식만 취하는 밭이 아니겠지요. 겨우내 기운을 축적해 두었다가 봄이 되면 땅의 기운을 펼쳐야 하니까 동안거에 들어간 밭도 밑에서는 치열하게 숨을 쉬고 있겠지요. 저 항아리들마다 된장, 간장, 고추장이 가득 들어 있으면 최부자집처럼 부자가 될 텐데 저 항아리들은 전부 비어 있으니 내년 봄엔 저 항아리에 부를 축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눈은 어디에 내려도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유난히 장독대..
이런 날들~ 이런 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헐벗었지만 부자 나무를 만나고, 밭은 비었지만 푸르름 자랑하는 쪽파를 만나고, 생명력 강한 나물은 단풍잎 이불삼아 봄인듯 푸르름 자랑하는 것을 만나고, 이파리 다 떨군 나무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제 몸에서 떨어진 옷들 위에 그림자 드리운 것을 만나고, 봄, 여름, 가을 동안 제 한 몸 바쳐 돌 나르기에 혼신을 바쳤던 철 망태기를 만나면서 지내는 날들입니다.ㅎㅎ 큰 농사를 짓지 않지만 그래도 농사는 농사라고 이름 짓는 텃밭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봄, 여름, 가을을 지냈습니다. 지금은 농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참 한가롭고 평화로운 날들이지요. 저희 집 뜨락과 텃밭의 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파로호에 가면? 파로호에 가면 편지를 쓸까요? 파로호에 가면 그림을 그릴까요? 아하~ 저는 사진을 찍으렵니다.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늦가을을 조금이라도 붙잡아 보고 싶어서 파로호에 나가 보았습니다. 파로호는 만추晩秋를 가득 품고 있더군요. 집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으니 사진을 담을 수밖에 없었지요. 늦가을엔 낙엽송이 단풍 못지않게 노란색을 아름답게 뽐내고 있지요. 이 낙엽송도 머지않아 낙엽이 될 테니 부지런히 달려 나가 만나길 잘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낙엽송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좋아한답니다. 파로호 선착장 풍경 담으러 내려갔는데 이렇게 은행나무가 까치집도 품고 있고 미련을 두고 있는 은행 열매들도 품고 있더군요. 은행나무 옆의 늦단풍도 어찌나 곱고 예쁘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