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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람블라스 재래시장의 화려함

 


토요일  오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시내에선

사람구경 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처럼 어렵더군요.
스페인 사람들은 금요일 저녁 가족들과 느긋하게 요리를 해먹으며 여유롭게 지낸답니다.
토요일 아침엔 대부분 늦잠을 자기 때문에 급한 볼일이 있는 사람 이외엔
시내로 나오는 사람들이 없다는군요.
관광객들만 지나 다닐뿐 상가의 문도 안 열리고
시내 분위기가 썰렁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시내관광 하기엔 토요일 오전이 유리할 수 도 있겠더군요.
스페인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일이 소매치기 랍니다.
첫날부터 돌아 오는날 까지 가이드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이야기 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소매치기를 하는게 아니라 짚시들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이  눈깜짝할 사이에 소매치기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갈때는 바짝 긴장을 하고 여행가방을 가슴에 붙이고 다녔답니다.
항상 어느 곳에나 양지와 음지가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오전에 인적이 드문 시내풍경을 버스를 타고 지나치며 보았습니다.
가우디가 만들어낸 구엘공원 부터 다녀온뒤 시내구경을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오전엔 가뭄에 콩나듯 사람이 안보이던 바르셀로나 시내에
오후관광을 위해 다시 나갔습니다.
오전 분위기와 대조되는 풍경이 시내에 펼쳐지더군요.
어디서 그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는지 사람들이 물결치듯
움직여 다니는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람블라스 거리는 바르셀로나의 명물인 꽃집과 남국에서 온 희귀한 작은새나
동물을 파는 노점들이 줄지어 서있었습니다.
 
















여행일정 중에 자유시간이 1시간 정도 주어지면
말이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거나
쇼핑센타에 들어가 아이쇼핑으로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러다가 재래시장을 만나면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 반갑더군요.

람블라스 거리의 이색풍경에 온통 시선을 빼앗기다가
중간쯤에 위치한 재래시장을 발견했습니다.
 
빨강 파랑의 사탕요정들이 시장의 주인공 같았어요.
 화려한 사탕,젤리,초콜렛이 플라맹고 댄서의 화려함 보다
한 수 위로 보였습니다.
 
수많은 인파에 묻혀 람블라스 거리를 구경하다가
재래시장에 한 발자국발을 들여 놓는 순간
마치 친정집 마당에 발을 들여 놓은것 처럼 푸근하고 정감어린 풍경이었습니다.
 
세련미의 극치인 백화점,마트 등에서 느끼지 못하는 인간적인 느낌과
활기,정겨움 등이 꽃처럼 피어나는 재래시장을 둘러 보는것만 으로도
바르셀로나의 시내풍경에  90% 만족한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람블라스 거리엔 또 다른 이색풍경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복장이나 행위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거리의 아티스트 라고 하더군요.
거리 곳곳에서 기상천외한 복장을 하고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기를 다루는 사람,마술을 부리는 사람등 구경중의 구경거리 였습니다.
저 사람들과 사진촬영을 하려면 앞에 놓여진 통에 돈을 넣어야 한다는군요.
일종의 예술행위를 인정해 주는 차원에서 사진촬영을 함께 하고
그 값을 치러야 한다는군요.
 

해외여행 할때 현지의 인삿말 한 마디라도 할줄 알아야 한다며
가이드가 알려주는 몇 단어가 있지요.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8박9일 여행중에 제일 많이 사용한 인삿말이
"그라시아스" 와 "올라" 와"아세오"였습니다.
"그라시아스"는 "감사합니다"
"올라"는 "안녕하세요" 였습니다.
"아세오"는 화장실을 뜻합니다.
인솔자와 스페인 현지 가이드가 여행내내 동행했기 때문에
언어소통으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다녔지요.
자유시간이 주어질때 개인적으로 움직이며
물건을 구입하거나 바에 들어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싶을때 스페인어를 사용해야 했지만
그또한 그리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스페인어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람블라스 거리를 걷다가 .......................
뜻밖에 한글을 만났습니다.
"비상국가"
영화제목 일까? 우리나라에서 못 들어본 제목인데 무얼까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진전" 이란걸 알았습니다.
외국여행 중에 우리기업의 광고판을 볼때면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에
자부심을 갖곤 했는데 스페인에서 보는 한글은 더욱더 자부심을 갖게 했습니다.
뜻밖의 선물을 받아서 벅찬 감동을 느끼듯 가슴 뭉클한 
한글과의 만남을 오래 기억할것 같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몇천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는걸 체험했습니다.
물론 인생의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문물을 접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집을 떠나봐야 집의 소중함을 깨닫듯이, 나라 밖에 나가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깨닫고 돌아온답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라
굳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건을 구입할때 영어로는 전혀 통하지가 않더군요.ㅎㅎ
 
스페인에 건물에  우리의 한글이 오래도록 걸려있기를 바라며
발길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