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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청국장의 계절

저희 집에서 쿰쿰한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불쾌하지 않은 냄새였지요.

왜 냄새가 났느냐고요?

청국장을 띄웠기 때문이지요.ㅎㅎ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 있지요.

바로 청국장이지요.

 

아침저녁으로 춥게 느껴지는 시기가 되었네요.

이맘때는 한국인의 밥상에 즐겨 오르는 음식이

된장찌개나 청국장찌개인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계절에도 된장찌개나 청국장찌개를 먹기는 하지만

추운 날씨에 먹어야 안성맞춤인 것 같습니다.

 

겨울에 청국장을 먹으면 세포들이 춤을 추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저는 청국장 애호가랍니다.ㅎㅎ

그러니 이맘때 청국장을 띄워서 월동준비를 해놓으면

겨우내 행복한 식탁을 맞을 수 있지요.

 

 

 

 

 

 

 

친정 엄마가 애지중지 하시던 소쿠리를 

제가 물려받아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이 바구니에 삶은 콩을 넣고 청국장을 띄우지요.

 

 

 

 

 

 

저희는 바깥에 가마솥이 있어서 

청국장이나 메주 만들 때 가마솥에 콩을 삶습니다.

8시간 불린 콩을 가마솥에 넣고 4시간 삶습니다.

4시간 내내 불을 때는 것이 아니라

1시간 정도 삶아서 콩이 익으면

불을 조절해 가며 땝니다.

불을 때는 것은 온전히 제 남편 몫인데

불 조절이 콩 삶는데 관건인 것 같습니다.

 

 

 

2박 3일 띄우면 이렇게 알맞게 발효가 됩니다.

저희는 볏짚을 넣지 않고 발효시킵니다.

벼농사를 짓지 않으니까 볏짚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무농약 볏짚 구하기 힘드니까 그냥 발효시키는데

그래도 발효가 잘 되더군요.

이번에는 온수매트 위에서 청국장을 발효시켰는데

만족도 100% 였습니다.

저희는 온돌방이 있지만 청국장 발효시키려면

온도 조절이 잘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온수매트에 일정한 온도로 발효를 시키니까

정말 발효가 잘 되더군요.

2박 3일 동안 청국장 발효되는 냄새가

쿰쿰하게 집안에 퍼지지만 구수한 청국장 맛볼 

희망사항을 지니면 냄새는 충분히 이겨낼 만하더군요.ㅎㅎ

 

 

 

잘 발효된 청국장은 절구로 으깹니다.

적당히 콩알이 남아 있을 만큼 으깨지요.

 

 

 

 

자, 이제 곱게 으깬 청국장은 동글동글 빚어야겠지요.

 

 

 

저희는 청국장을 가끔 띄워 먹으니까

위와 같은 랩 커터기를 구입해서 

청국장을 포장합니다.

손에 청국장이 묻어 있으니 커터기 위에 얹은 청국장은

사진에 남기질 못했네요.

 

 

이렇게 청국장을 빚어서 포장하려면 복식조가 되어야

작업이 수월하더군요.

저는 동그랗게 빚어서 커터기 위에 얹어 놓으면

남편은 랩으로 포장해서 완성을 하지요.

그러니까 저희는 혼합복식조가 되어서

청국장을 빚은 셈이지요.ㅎㅎㅎ

 

 

 

저는 묵은 김치를 넣고 청국장을 끓입니다.

묵은지 송송 썰어서 들기름 넣고 볶다가

김치가 익으면 물을 붓고 끓이지요.

 

 

 

맨 나중에 청국장과 두부 표고버섯 가루 파 등을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이지요.

지극히 소박한 음식이지만

우리의 유전자 속을 흐르는 한국인의 맛인 청국장은

국민 찌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만 아파트 생활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청국장 끓여 드시려면 냄새 때문에

애로사항이 있지요.

저희는 시골살이를 하니까 날마다 청국장을 끓여도

냄새 때문에 애로사항을 겪지 않으니

이 또한 시골생활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ㅎㅎ

 

청국장의 효능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까

참으로 유익하고 이로운 음식 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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