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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김장 했어요.

어제 저희 집 뜨락에 단풍 불이 났다고

이웃님들에게 신고했는데

하루 사이에 낙엽이 되고 땅바닥에서 뒹굴고 있네요.

참으로 무상하네요.

열흘 붉은 꽃은 아니더라도

한 닷새만 붉은 단풍으로 있어라 라고

주문을 했는데 하루도 못 견디고 강한 바람에 

다 떨어지고 말았네요.

 

하지만.

.

.

.

 저는 낙엽과 상관없이 김장을 담갔답니다.

하하하~~~

 

 

 

 

화사랑네 뒤뜰에 단풍이 났어요.

라고 신고한 지 하루 만에 이렇게 

낙엽이 되어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다니요?

 

 

 

 

 

 

 

 

낙엽이 지든,

눈이 오든 저는 김장을 담가야 했지요.

 

유난히 겨울이 빨리 찾아오는 화천은

김장을 서둘러야 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 하면서

추위에 떨면서 김장할 수 있거든요.

 

차라리 영하 1-2도 일 때 김장을 해놓으면

마음도 편하고 뿌듯하지요.

 

 

 배추농사 안되어서 절임배추 구입하려던 차에

11월 초에 절임배추 시작한다는 소식 듣고

바로 주문을 했답니다.

강원도 횡성에 지인이 사시는데 이웃 농가를 소개해 주셔서

고랭지 배추를 50포기 주문했답니다.

햇빛 따사롭고 따뜻한 난로 곁에 앉아서

김장 소를 넣으니 이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 싶더군요.

 

 

 

 

 

절임배추 50포기

중간 사이즈 무 20개

찹쌀 3kg 풀 쑤기

멸치젓 2.5L

새우젓 1kg

산야초 발효음료 1L

쪽파 2단

갓 2단

고춧가루 6kg

마늘 5kg

생강 2kg

 

저희는 산골 김치 담게

간단명료하게 담근답니다.ㅎㅎ

 

남편과 둘이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김장을 했느냐고요?

아니지요.

그냥 각자 자기 몫의 김장소를 넣는 것에

집중하느라고 침묵하면서 김장을 했답니다.ㅎㅎㅎ

 

친정집에 가서 자매들끼리 모여 김장을 할 때는

까르르까르르 웃음이 떠나질 않고 김장을 했는데

남편과는 마치 싸운 사람들처럼 했답니다.ㅎㅎㅎ

하지만 말없이 열심히 도와주는 남편 덕분에

김장소 넣는 시간이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배추는 절임 배추였지만

미리 무 뽑아서 다듬어 씻고

파, 갓  뽑아서 다듬고 씻고

씻고 또 씻는 일이 김장 때 주요 일이지요.ㅎㅎㅎ

 

또 마늘과 생강도 미리 까서 갈아 놓았으니

절임배추 이용해 김장하는데도 준비하는 날이

3일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10일전에 무 섞박지 5통 담가 놓은 게

지금 먹기 알맞게 익어서 잘 먹고 있는데

김장김치도 천천히 익혀서 겨우내 맛을 누리려고 합니다.

 

기껏 김장 잘하고 뒷설거지하느라고 분주히

왔다 갔다 하다가 문지방에 발을 찧고 말았답니다.

제가 원래 성격이 급한 편인데

김장도 끝냈으니 조금만 차분하면 되었을 텐데

서두르다가 발톱을 문지방에 찧는 바람에 피가 나고

아프더니 발톱이 부러졌더군요.

하하하~~

왼발 엄지발가락이  밤탱이가 되고 말았답니다.

제가 서두르다가 그리 되었으니

누구 탓할 수도 없고 제 성격을 탓하며

이젠 좀 여유롭게 살자고 다짐을 했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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