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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10월의 햇살은 보약과 같습니다.



가을볕에 딸 내놓는다?

나는 며느리를 가을볕에 내놓을테야!

가을볕이 얼마나 영양가 있고 이로운 볕인데 딸을 내놓는다는 말인가? ㅎㅎㅎ


봄볕에 며느리 내놓고

가을볕에 딸 내놓는다는 속담이 있지요.


봄볕과 가을볕에 차이가 무엇 이길래 

속담까지 생겨났을까요? ㅎㅎㅎ


제가 요즘 가을볕 맞으며 일을 해보니까 

가을볕의 이로움이 무한 하기만 하더군요.


10월엔 모든 사물위에 아낌없이 쏟아지는 햇살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일년 열두달 어느 달에도 햇살은 비추지만 

10월의 햇살은 모든 사물에게 보약이 되는 햇살 이지요.


특히 시골에선 10월엔 막바지 알곡들이 보약 햇살 받아 영글어 가는 때이지요.


10월의 보약햇살을 그냥 지나쳐 버리면 예의가 아닌것 같습니다.ㅎㅎㅎ

그래서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보약 햇살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고추부각 만들어 널었답니다.ㅎㅎ










오전 10시 까지는 안개가 마을을 품고 있다가

10시가 지나면 안개가 병풍산 산허리를 휘돌아 사라집니다.

안개가 사라지는 시간에 보약같은 햇살이 반가워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여름내 초록으로 무성하던 담쟁이 덩굴도 

계절의 섭리가 빚어내는 빨간 옷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초록이 무성하던 산과들에 가을빛이 물들어 가는 때에

화사랑네 마당 가득 보약 햇살 누리는 것들이 많습니다.


뒷동산에서 주워온 밤이 햇살을 맞고,

닭백숙과 찰떡궁합인 엄나무도 10월의 햇살을 안으로 다져 넣습니다.





뒷뜰에서 거두어 들인 표고버섯도 햇살을 받아야 

비타민D를 제대로 형성할 수 있으니 햇볕이 마냥 좋기만 합니다.



가을인가 싶었는데

산골에선 어느새 월동준비를 서두르게 됩니다.


조상님들 께서 물려주신 살림의 지혜를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물려받게 되는 것이 참 많습니다.


 겨울나기 저장식품들 중에 으뜸이 김장이고

건조,당절임,염절임 등의 저장식품들을 준비하게 되지요.


제가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은 다른곳 보다 겨울이 일찍 찾아 옵니다.

일찍 찾아오는 겨울을 맞기 위해 부지런히 월동준비 하게 됩니다.

요즘같이 10월의 햇살이 보약처럼 감사하게 내려 쪼일땐 햇빝에 말려둘 수 있는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준비하게 됩니다.


요즘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라는 노래가 입가에서 맴돌며

10월의 햇살을 예찬하게 됩니다.

 

10월 햇살에 갈무리 해두는 건조식품들은 겨울의 양식이 되어

겨울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니 참 감사한 일이지요.






김장용 고춧가루,발효음료 등으로 사용하고 남은 텃밭의 풋고추는 

또 다른 역할을 우리에게 해줍니다.


고추부각 만들기 위해 고추 7kg 땄습니다.






고추는 반으로 자른다음.....





속을 파내고....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뺐습니다.






물기뺀 고추에 밀가루를 골고루 묻혀 찜기에 10분정도 쪘습니다.




찜기에서 쪄낸 고추는 한김 식힌 다음...




다시 밀가루를 솔솔 뿌려 골고루 섞은 다음 ....






10월의 햇살이 무한정으로 사랑을 쏟아 붓는 잔디밭에 널어 놓았습니다.ㅎㅎ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무한정 쏟아주는 10월의 햇살이 너무 고마워서

저도 고추부각과 더불어 햇살 목욕 하다 보면 어느새 땀이 송글송글 맺히더군요.





고추부각의 바통을 이어 받은것은 호박과 찹쌀 이었습니다.

호박은 딸 시기를 놓쳐 조금 큰것을 여러등분으로 나누어 썰어 널었습니다.

찹쌀가루는 방앗간에서 빻아다가 햇볕에 잘 말려 두면

겨우내 호박죽도 쑤어 먹고 경단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은것 같습니다.





화사랑네 집뒤의 용화산 머리엔 단풍이 스멀스멀 물들기 시작하니

하늘은 저 높이 자꾸 자꾸 높아만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