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랑의 사진 이야기
가을이 익어가고 있네요. 본문
소슬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니
女心이 약간 흔들리네요.ㅎㅎ
가을바람 소슬하니 분다고 여심이 마구마구
흔들흔들거리면 안 되겠지요? ㅎㅎ
모든 만물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는 시기이지요.
가을 하면 먼저 떠오르는 대표주자는 밤 이겠지요?
추석이 다가오면 밤송이가 입을 열면서
진한 알맹이를 보여 주지요.
아직은 알알이 더 알차게 영글어야 하지만
굵어지는 밤송이를 보니 가을이 야무지게
영글어 가고 있음이 느껴지네요.
뜨락에 심어 놓은 머루가 다 익기도 전에
새들이 자기들 먹이인 줄 알고 날아와 다 따먹고
저희 몫은 이렇게 작은 바구니 하나밖에
나오질 않았네요.ㅎㅎ
산골에 살다 보니 온갖 새들이 날아오는데
열매들이 맺히면 귀신같이 알고 날아와
다 따먹는답니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거두었으니
감사할 일이네요.
겨울에 청국장 띄워 먹기 위해 키우고 있는 콩밭이
풀밭인지 콩밭인지 구별이 되질 않네요.ㅎㅎ
그래도 콩은 꼬투리를 맺은 것 보면
콩도 알알이 잘 영글어 가리라 믿습니다.
가을에 수확할 농작물 중에 그래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구마 밭입니다.
고구마 밭 또한 풀들이 고구마랑 더불어 살아가고 있네요.ㅎㅎ
봄 내네 향긋한 참취나물 안겨주어
코끝에서 참취나물 향기가 떠나지 않았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참취나물이 예쁜 꽃을 피워 갈무리하려고 하네요.
대추도 주렁주렁 열린 것 보면
잘 익은 밤색 결실을 기대하게 됩니다.
우와!
꽃이 크기도 해라.
이 꽃이 무슨 꽃 이냐고요?
두릅 꽃 이랍니다.
봄나물의 제왕이라 불리는 두릅이 꽃을 피우면
이렇게 큰 송이를 보여 주네요.
저희 집 대문 앞에 군인부대가 있는데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나팔꽃이 예뻐서 담아 보았습니다.
군인부대 담장 앞에 의연하게 피어있는
왕고들빼기 꽃도 영글어 가는 가을을
노래하는 듯 보이네요.
가을엔 코스모스가 피어야지 가을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제는 여름에 코스모스가 피어나더군요.
마당에 빈약하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익어가는 가을이 아름답다고 손짓하는 듯 보이네요.
봄부터 여름 내내 뜨락을 밝혀주던
꽃들이 다 지고 났는데 끝까지 꽃을 피워
생기 돋아나게 하는 사철 채송화입니다.
저희 집 똘똘이입니다.
이 녀석도 영글어 가는 가을날에
주인공이 되고 싶은지 저를 졸졸 따라다니며
포즈를 취해 주네요.ㅎㅎ
이 계절은 곡식이 알알이 영글어 가고
과일들도 당도를 높이며 익어가고 있지요.
사람도 가을엔 갈무리를 잘 하고
잘 영글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