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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담그기

장 가르기


에헤라~~ 디여라 ~~

천지사방에 봄꽃들 피어나니 꽃놀이 가세~~

 

제가 유유자적하게 

에헤라~~ 디여라~~  를 외칠 수 있는 일이 생겼답니다.ㅎㅎ





굳이 봄 꽃놀이 가지 않아도 지천에 꽃들이 피어나는 시골에 사는 화사랑 입니다.

에헤라 디여~~를 외칠 수 있는 일은 바로  장 가르기 마치고 난 다음에 흥겨워서 흥얼 거린것 이랍니다.
 지난 3월 5일날 장을 담갔습니다.

40일 동안 청정 화천의 빛고을 동네 용호리 화사랑네 장독대에서 잘 발효된

간장과 된장 가르는 일을 4월 13일날 했습니다.

 




우리네 식단이 서구화 되어 가는 현실 이지요.

맞벌이 부부가 늘어 나면서 식단이 서구화 된다고 하지요?

아무래도 직장생할 하는 주부들이 바쁘게 살아 가면서 식사준비 시간이 부족하니까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서구식 빵음식을 선호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식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식품이 바로 우리의 전통 식품인 장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통이 살아 있는 음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스려 주는 편안한 음식이 아닐까요?

 

한 집안의 음식맛을 좌우하는 장 담그는 일이

옛 여인들이 하던  일이 아니라 지금도 꼭 해야할 음식문화 라고 봅니다.

 


지난 초 겨울 메주 24kg 쑤어 햇볕에 말리고,온돌방에서 띄워

정월 길일에 장을 담그는 일이 제가 꼭 해야할 일이었습니다.

저희집은 해마다 정월(음력1월)장을 담그거든요.


 




 

볏짚을 태워 항아리를 소독하는 일은 아주 과학적인 일이지요.

볏짚이 타면서 나는 연기가  숨쉬는 항아리를 소독하여 주기 때문에 장 담그기에서

항아리 소독은 첫 관문으로 보아야 하지요.


 



 정월 장을 담그려면 정월 말날(길일)에 메주에 소금물을 붓고

고추,숯,대추를 넣어 40일간 햇볕 바른 곳에 항아리를 두어 발효 시킵니다.

숯은 불을 피워 발갛게 불이 달아 오르면 장 담근 항아리에 넣어

살균,소독 작용을 하는것 이지요.

빨간 고추와 대추는 액운을 막아 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서  40일 지나면

된장과 간장의 분류 작업 하는것이 장 가르기 이지요.

건져낸 메주는 절구로 곱게 빻습니다.


 



소금물이 메주와 만나 40일간 발효 되어 집간장으로 승화되어 나타난 모습입니다.

메주 건더기나 숯 등의 잔여물을 걸러내기 위해

헝겊자루에 간장을 걸러 냅니다.






헝겊 자루에 걸러낸 간장은 항아리에 담아 다시 햇볕 바른 장독대에서 익혀야 하지요.





위 항아리에 담긴 간장은 저희집 종자간장 입니다.

저희 시어머님께서 저에게 이어주신 종자간장 이지요.




왼쪽이 종자간장 이고,오른쪽이 새로 담근 간장 입니다.





종자간장을 올해 새로 담근 간장에 붓습니다.

새로담근 간장과 종자간장이 만나  종자간장의 대를 계속 이어 가는것 이지요.




40일간 소금물에 잠겨 있었는데도 메주가 단단해 잘 부숴지지 않아서

절구로 곱게 빻았습니다.





절구로 곱게 빻아놓은 된장 입니다.




저희는 시어머님때 부터 장 가르기 하는날 메주콩을 푹 삶아서  된장에 넣습니다.

소금물에 잠겨 있던 메주와 삶은콩이 만나면 짠맛이 희석되겠지요?

어차피 된장 버무리때 소금을 추가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콩을 삶아  된장과 버무리면 된장맛이 한층 좋아지더군요.


 




삶은 메주 콩은 분쇄기에 갈아서 곱게 빻아놓은 메주와 섞었습니다.


 
메주 24kg 분량에 방금 삶은 콩은 7kg 넣었습니다.

소금물에 담갔던 메주라서 짠맛을 내기 때문에 소금은 적게 넣어야 하지요.

저는 소금은 2kg 넣었습니다.





곱게 빻은 메주와 삶은 메주콩과 소금을 넣어 버무려 놓으니

된장 탄생 되었습니다.



종자간장과 섞은  올해의 간장빛깔도 참 예쁘지요?

저는 간장을 끓이지 않습니다.

메주와 소금물이 40일간 발효 되면서 좋은 미생물들이 생기는데

끓이면 우리몸에 유익한 미생물이 파괴 되거든요.

간장을 끓이지 않아도 변질이 되지 않고 햇볕에 잘 익으면

까맣게 숙성된 조선간장(집간장)이 됩니다.






40일의 발효기간을 거쳐 된장으로 탄생되기 까지

햇볕과 바람의 영향을 받아 좋은 음식,선한 음식으로 거듭나게 되는것 이지요.





이렇게 된장과 간장으로  장가르기 작업을 해놓으니

저절로 에헤라 디여~~ 라고 흥얼거리게 되더군요.ㅎㅎㅎ




3년 묵은 된장,

2년 묵은 된장,

1년 된장,

올해의 된장,

간장,

고추장,

  담긴 항아리들을 바라 보기만 해도 포만감이 느껴집니다.ㅎㅎ





올해 담근 고추장 입니다.

하얀 부분은 윗소금 뿌려 놓은것 이랍니다.





위 된장은 2년 묵은 된장 입니다.

 


 장 가르기 하는날 화단의 얼음새꽃도 화사랑네 된장,간장을 축복해 주듯 예쁘게 피어났네요.


에헤라 디여~~

장 가르기도 했으니 이제 두 다리 뻗고 푹 쉬어 보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