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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팥죽 한 그릇의 행복


요즘 햇나물 캐먹는 재미 붙여서

날마다 텃밭에 출근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모두가 불안한 시기를 보내는 때에

텃밭에라도 나가서

소일을 할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할 따름 이네요.


햇나물에 밀려서 구석 자리에서

언제나 빛을 보려나 하고 있는

저희집 농산물이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 수확해서 보관하고 있던

팥이 바로 그 농산물 이었습니다.


사실 동짓날에 팥죽 쑤어 먹으려고 했었는데

게으름 피우느라 밀쳐 두었던 팥이었습니다.


며칠 전에 호박죽을 쑤어서

저희집 아래에 사시는 두 할머니들에게

조금씩 가져다 드렸더니 정말 맛있게 드셨다고 하더군요.


할머니들 께서 노인정에도 못가시고

사람 만나기 어려운 때에

농사일 조금씩 하시면서 지내시는데

호박죽을 쑤어다 드렸더니

이렇게 맛있는 호박죽 처음 드셔 보셨다고

과찬을 해주시더군요.

하하하~~


그래!

오늘은 저 팥을 이용해 팥죽 쑤어서

아래에 사시는 두 할머니랑 나누어 먹어야 겠다 생각했지요.







오전에 운동이 끝나자 마자

팥을 삶고, 찹쌀을 불리고

삶아낸 팥을 걸러내고.....


오전내내 분주했습니다.



아래에 사시는 할머니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팥죽을 넉넉히 쑤었습니다.

제가 사실은 손이 큰편 이랍니다.ㅎㅎㅎ


한 시간 동안 저으면서 죽 쑤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했습니다.





저희집 아래에 사시는 할머니들께

점심에 팥죽 쑤어다 드리겠다고 미리 연락을 드렸지요.


금방 쑤어서 따뜻한 팥죽에

나무 밭에서 따온 매화 몇송이 얹어서

가져다 드렸지요.


아랫집 할머니가 냄비 뚜껑을 열어 보시더니

매화가 얹어 있는 것을 

아이구!

이게 왠일이야 라고 하시면서 놀라시더군요.ㅎㅎㅎ




내가 조금 수고하면

우리 가족들도 맛있게 먹고

이웃의 할머니들과 나누어 먹을 수 있으니

수고한 보람이 느껴지지요.


요즘 같은때 마음이 침체해 있는데

작은나눔을 통해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 입니다.


물론 팥죽 가져다 드릴때

마스크 쓰고 갔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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