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시원한 음식을 찾게 되는 계절이 되었네요.
엊그제 까지만 해도 꽃샘추위 때문에
겨울인가? 봄인가?
의문을 품었었는데 계절의 섭리는 어김이 없네요.
누군가 대단한 작가가 산에도 들에도
연둣빛 붓칠을 해놓으니
붓칠이 한 번씩 지나칠 때마다
색깔이 점점 짙어져 가네요.
연둣빛으로 온통 물든 대자연을 보면
희망의 속삭임이 들리고
긴 그림자 드리웠던 나쁜 기운도 다 사라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시골에서 살아 보니까 무엇이든 제때에 거두어야 하는 철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냉이가 날 때는 냉이를
봄나물이 날때는 봄나물을
두릅이 날때는 두릅을 부지런히 채취하는 게
자연에 대한 예의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두릅을 여러 차례 땄는데
아직도 두세 번 더 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성당에 다녀와서
부지런히 두릅을 땄습니다.
오늘 딴 두릅으로 물김치 담그려고 계획을 세웠지요.
그래서 두릅 물김치 국물부터 준비했습니다.
사과와 양파, 마늘을 갈고
밀가루 풀을 쑤었습니다.
고춧가루는 물에 불려 두었습니다.
위 재료들을 면자루에 넣어 짜내었지요.
그리고 양파와 쪽파, 홍고추를 썰어 넣고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었습니다.
두릅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짰습니다.
굵은 것은 반으로 자르고
길이간 긴 것은 반으로 잘라서 준비를 했지요.
준비된 국물에 두릅을 넣고 간을 맞추었습니다.
이제는 따뜻한 국이나 찌개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시원한 두릅 물김치를 식탁에 올릴 수 있으니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두릅의 알싸한 맛과
국물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이맘때 입맛 살려 주는 효자 물김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