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랑의 사진 이야기
감곡 매괴성모순례성당 본문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날 (11월 11일)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에 위치한
감곡 매괴성모순례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제 친구의 언니가 그 성당의 본당 수녀님으로
재직하고 계셔서 친구랑 같이 다녀왔습니다.
친구는 언니 수녀님을 만나기 위해,
저는 아름다운 순례성당을 방문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감곡성당은 1896년 설립되어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성당이라고 합니다.
초대 신부님이셨던 임 가밀로 신부님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893년 서품 받은 후 바로 한국에 입국하여 그다음 해인 1894년 첫 본당으로
유서 깊은 교우촌 이자 신학당이 있었던 여주 부엉골에 부임하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당 사 목지가 북쪽 끝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산지 부락이어서
본당 이전을 생각하던 중 장호원에 이르러 산 밑에 대궐 같은 집을 보고
이곳이 본당 사목자로 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직감하셨다고 합니다.
그 즉시 임 가밀로 신부님은 "성모님, 만일 저 대궐 같은 집과 산을
저의 소유로 주신다면 저는 당신의 비천한 종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주보가 매괴 성모님이 되실 것입니다."라고 기도하였으며
부엉골로 돌아가서 매괴성모님께 끊임없이 청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대궐 같은 집은 명성황후의 육촌 오빠인 민흥식의 집이었고
1882년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피신 왔던 곳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성모님께 기도한 후부터 1년 4개월 만에 우연하게도 1896년 5월 성모 성월에
그 모든 집터와 산을 매입, 묵주기도 어머니의 축일인 10월 7일
본당을 설립하게 이르렀다고 합니다.
결국 임 가밀로 신부님은 처음에 기도한 대로
감곡본당을 성모님께 봉헌하여 이곳이
감곡 매괴성모순례성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감곡 매괴성모순례성당은 늘 성모님께서
함께 하시며 성모님 본연의 역할인 전구 하심이
크게 드러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매괴(玫瑰)는 가톨릭의 기도 도구인 묵주의 옛말 입니다.
성전 가운데 보이는 매괴 성모상의 수난기가 있었더군요.
매괴 성모님 상은 프랑스 루르드에서 제작하여 1930년
대성전 건립 당시 제대 중앙에 안치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때 성당은 인민군 사령부로 사용했는데
인민군이 성당 안에서 여러 가지 이상한 일을 겪자 그 원인이
성모상이라고 생각하고 총을 쏘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7발을 맞고도 성모상이 부서지지 않자 기관단총으로
사격을 했으나 총알이 피해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모상을 끌어내리려고 올라갔을 때
성모님 상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려 인민군들은
성모상을 건드릴 수 없었고 그때부터 성당에서
철수하였다고 합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부터는 이 성모상은 "칠고의 어머니"
또는 "매괴의 어머니"로 불렸으며 성모님상 앞에서
기도하던 많은 사람들이 외적, 내적 치유를 받았다고 합니다.
임 가밀로 신부님은 51년 동안 감곡본당에서
사목생활을 하시고 1947년 10월 25일
"성모여, 저를 구하소서"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그는 평소에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신자들의 대한 사랑과 열정을 뜻했다고 합니다.
임 가밀로 신부님은 프랑스 타르브교구 빌레아두르 라는 지방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곳을 루르드에서 20km 떨어진 곳으로 어렸을 때부터
엄마 손을 잡고 정기적으로 루르드를 방문하여 루르드의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하며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오로지 믿음 하나로
자신을 불태워 한국에 신앙의 못자리를 만드신 분 이시지요.
매괴 박물관( 충청북도 최초의 석조 건물)
감곡 매괴성모순례성당은 서울의 명동성당의
축소판 성당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임 가밀로 신부님은 명동성당과 같은
성당을 지으려고 계획하셨는데
당시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좋지 않아서
지금과 같은 성당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이기에 가끔씩 순례지를 방문합니다.
이곳 감곡 매괴성모순례성당을 방문했을 때
넓은 광장에서 예수님이 두 팔을 벌려
저를 반겨 주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두근거렸답니다.
성당 뒷산엔 십자가의 길 14처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고난을 겪으신 것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곳을 십자가의길 14처 라고 하지요.
때마침 날씨도 화창하고 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을 때라서
조용히 기도하며 산책하기엔 최적의 장소이었습니다.
친구의 언니 수녀님과 친구입니다.
저랑 가까운 곳에 살면서 맨발걷기 운동도 같이하고
합창도 같이 다니는 친한 친구이지요.
다정하신 친구의 언니 수녀님 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마치 성모님을 뵙는 느낌이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성지를 순례하면서
제 자신의 신심을 다독이게 되고
더욱 성장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
다짐도 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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