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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8월의 어느 멋진 날에 화사랑네 시골밥상


 성악가 김동규씨가 부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라는 노래가 있지요.

시월이 오면 이 노래를 자주 듣게 되지요.

그런데 저는 이 노래의 제목에 비유해 

"8월의 어느 멋진 날에" 라고 오늘의 포스팅 제목을 붙여 보았답니다.ㅎㅎ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오늘 오전 텃밭에서 잡초를 뽑다가 아이스크림 처럼 달콤한 바람의 기운에서 가을을 느꼈습니다.

그 가을 기운을 느끼며 오늘이 바로 8월의 어느 멋진 날 이구나 싶었습니다.


자신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면 

날마다 멋있는 날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한다면 

불행한 날들이 아닐까요?





온갖 곡식들 무르익어 가고 과일들이 과즙을 달콤하게 채워넣기 바쁜 이 시기에

비가 자주 내려 농작물에게 불청객이 되는것 같아서 속상합니다.

하지만 비가 오면 개인날도 있게 마련이지요.


비가 주춤한 사이 텃밭에 나가 보았습니다.

텃밭에 돋아나 있는 풀들이 저에게 잔소리를 하는듯 했습니다.


화사랑아?

니는 풀을 언제 맸노?

밭에 농작물 보다는 잡초가 기승을 부리니 게으른 탓이 아닌가벼?


하이고매~~~

이 화사랑 여름내 텃밭에 엎드려 김맨다고 용을 썼구만.....

풀 !

니네들은 도대체 휴가도 안가고 왜 그렇게 빨리 땅위로 올라오느냐구?

누가 너희들을 반기는것도 아닌데 

세계적인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 선수를 닮았나?

왜 그렇게 빨리 달려 나오느냐구?


게으른 농부의 밭이 저희집 밭이 되어 버리고 말았답니다.

김 매고 돌아서면 언제 김을 맸느냐고 비웃듯이 또 풀이 돋아나 있답니다.ㅎㅎㅎ


그러니 여름엔 풀과의 전쟁?

풀과의 씨름 한판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풀들도 뜨거운 태양이 내려 쪼이던 삼복더위 때처럼 기승을 부리며 돋아나진 않더군요.

이제 김매기 한번 정도 더 하면 올해는 김매기는 졸업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ㅎㅎ


힘들다고,귀챦다고 김을 매지 않으면 

풀이 농작물보다 우성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텃밭이라도 김매기는 열심히 해야 한답니다.


김매기 열심히 했더니 보너스로 텃밭의 먹거리들이 저에게 싸인을 보내는듯 했습니다.

한창 때인 호박잎 쌈과 호박으로 맛있는 반찬 해먹기 안성맞춤 이라고 싸인을 보내는것 같았습니다.



10월에만 멋진날이 있으랴?

김매기 하는 나의 등뒤에 다가온 바람이 멋지게 느껴지는 날!

시골밥상 차려서 80%행복한 느낌을 갖어 보기로 했습니다.





애호박 1개 0.5cm간격으로 썰었습니다.




후라이팬에 들기름 2TS 두르고 애호박을 노릇하게 구었습니다.







노릇하게 구워낸 애호박위에 청양고추로 만든 양념간장 1ts씩 얹었습니다.








호박잎 100g 따다가 껍질을 벗겨 냈습니다.




호박잎은 껍질을 벗겨내야만 부드럽게 쌈을 먹을 수 있지요.



저는 호박잎을 끓는물에 넣었다 바로 꺼내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짜내고 쌈을 준비했습니다.

부드러운 호박잎 쌈을 원하면 찜기에 쪄내는 것이 좋고

질깃한 식감을 누리고 싶으면 끓는물에 데쳐내는게 좋더군요.






호박잎쌈 먹기 위해선 쌈장을 맛있게 만들어야 겠지요?

화사랑네 장독대에서 상주하는 된장과 고추장 1TS씩 떠다가 메인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화사랑네 온돌방 아랫목에서 서리태 청국장과 대두청국장이 띄워지고 있습니다.


여름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건강음료인 산야초 효소 판매가 활성화 되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까 청국장 주문이 줄을 잇네요.ㅎㅎ

여름과 겨울에 맞는 식품을 따로 만들어 판매하길 잘한것 같습니다.


주문이 늘어나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저희 내외는 열심히 청국장을 띄우고 있답니다.


오늘 호박잎쌈장에도 청국장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된장1TS,고추장 1TS,서리태청국장1TS,대두 청국장1TS, 들기름 1TS넣어 맛있는 쌈장을 만들었습니다.




이 쌈장은 쌈 싸먹을 때도 좋지만 쌈채소 숭덩숭덩 썰어넣고 밥 비벼 먹을 때도 안성맞춤 쌈장이랍니다.ㅎㅎ





애호박 1개와 호박잎 100g만 있어도 푸짐한 시골밥상이 차려지네요.

 노각(늙은오이)무침과 열무김치, 풋고추와 오이,된장찌게가 어우러지니

저희내외의 점심밥상이 근사하지 않나요?

하하하~~













여름엔 상추쌈이 제격이고 이 계절엔 호박잎쌈이 제격인걸 보면 

계절에 맞는 제철음식의 섭리가 신비롭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