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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칼국수 초록 바다에 빠지다

화사랑 2011. 6. 24. 19:51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천생연분,찰떡궁합이 있지요.
비오는 날과 부침개,
비오는 날과 칼국수,
비오는 날과 따뜻한 빵....ㅎㅎ


산야초효소 거리 채취하러 다니느라 동동 거리며 지냈는데
오늘은 빗님이 휴가를 주네요.
저희집 온돌방에 군불 지펴놓고
아랫목에 엎드려 모처럼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았습니다.
내내 더웠던 날씨에 지쳐 있었는데
아랫목의 따뜻한 기운이 여름날의 망중한을 즐기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주부입장에서 따뜻한 아랫목이 주는 온기에 빠져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을수가 없었지요.

귀챠니즘이 발동해 점심을 간단하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일더군요.
그런데 귀챠니즘 이란 녀석은
아얍! 하고
소리한번 크게질러주면 저만치 달아나는 녀석이더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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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빼고 저희집 상설 야채시장인 텃밭에 오이랑 호박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가물어서 그랬는지 좀처럼 잘 열리지 않던 오이와 호박이
저희 식구 먹고도 남을 만큼 열리네요.
그러니 이 호박과 오이를 이용한 음식을 자주 해먹어야 겠지요?
귀챠니즘 이란 녀석을 물리쳤더니
바로 애보박 칼국수가 떠오르더군요.
더운 날씨엔 생각조차 나지않던 칼국수가
비온다고 생각나는걸 보면 사람의 마음은 변화도 심한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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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수채화 보다 더 아름다운 칼국수 수채화를 그려 보기로 했으니
준비를 해야 겠지요.
호박 3개 따다가 깍둑썰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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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2개에 물 1/2컵 넣고 믹서에 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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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700g에 애호박 갈은것 2/3넣고 소금 1/2TS넣어 반죽했습니다.
반죽은 처음엔 적당히 주물러서 비닐팩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20분정도 숙성시켰다가 꺼내
다시 주무르면 부드럽기도 하고 반죽이 숙성되어 맛도 한결 좋아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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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손때가 묻은 홍두깨는 3대째 사용하는 홍두깨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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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칼국수 반죽과 끓이기는 하는데
홍두께로 미는것은 잘 못합니다.
홍두께로 칼국수 반죽 밀어내는 당번은 남편 당번이랍니다.
돌아가신 시부모님께서 손칼국수를 좋아하셨는데
어릴때 어머님께서 홍두께로 칼국수 만드시는걸
어깨넘어로 보았다는데
가끔씩 칼국수나 만두 빚을땐 남편이 팔 걷어 부치고
작업을 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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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다가 간편하게 끓여 먹으면 경제적 이긴 하겠지요.
느림의 미학을 찾아 누리며 살겠다고
시골생활을 선택하고도 쫒기듯이 신속한 것만을 추구한다면
본질이 왜곡되는것 같아서 가능하면 무엇이든
제 손으로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요.

남편과 저의 손에서 나온 원적외선의 맛이
합작이 되어 맛있는 칼국수 만들어 먹는 즐거움도
비오는 날의 수채화 만큼 즐길만한 일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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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계란은 마트에서 구입한 것이고
왼쪽 계란은 저희집 닭이 낳은 계란 이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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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른자 색깔이 구입하는 계란과 많은 차이가 날 정도로 곱고 노랗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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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끓여서 제일 나중에 넣을 부추도 한줌 텃밭에서 뜯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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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3개 따다가 2개는 갈아서 2/3는 반죽에 넣고,1/3는 국물에 넣어 끓였습니다.
그리고 1개는 채썰어 국수가 다 끓었을때 넣어 한소끔 더 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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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가루로 칼국수 반죽을 했다면 이 보다 더 금상첨화가 없을텐데
2% 부족함을 아쉬워 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포기하고 아흔 아홉 가지 만족하면
그걸로 된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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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와 부추김치,김치,오이가 초록 칼국수와 맛의 조화를 이루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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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고에 보관해 두고 사용하는 청,홍 고추는 칼국수 먹을때도
맛의 조화를 맞추어 주니 착한 고추 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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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칼국수가 초록의 바다에 빠진것 맞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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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 정도 투자해서 하루가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겠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