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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넌 누구니?

텃밭 농사를 짓다 보면 가끔씩 예상외의

농산물을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아주 특이하게 생긴 무,고구마,감자 등을

만나게 됩니다.

 뿌리 식물들은 뿌리를 내릴때 

밑에 돌이 있으면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해

생김새가 울퉁불퉁 이상하게 생기지요.

 

그런데 저는 오늘 달래를 캐면서

의외로 큰 달래를 캤습니다.

마치 마늘을 연상하리만큼 큰 달래를 만났습니다.

처음에 잎을 보았을때 달래 잎이 아닌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캐보았더니 달래가 쑤욱 나오더군요.

그래서 혼잣말로 "너는 누구니" 라고 중얼거렸답니다.ㅎㅎ

 

 

 

 

 

 

시골살이 16년 되도록 이렇게 큰 달래는 처음 캐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냄새도 맡아보고 뿌리를 까보기도 했는데

역시 달래 이더군요.

몇년이나 묵은 달래인지 짐작이 안되더군요.

그동안 제눈에 안 띄었기에 오늘 이렇게 큰 달래를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달래는 깨끗이 다듬고 씻어서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뺐지요.

뿌리가 굵어서 반씩 자르거나 으깼습니다.

길이도 반씩 잘랐습니다.

의외의 크기인 달래를 만났으니

달래가 지닌 특유의 향기를 누리기 위해

무침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배는 반개를 굵직하게 채썰었습니다.

 

 

달래 손질한 것, 배 반개 채 썬 것

멸치액젓, 고춧가루, 매실발효액, 식초, 참깨 넣어

조물조물 무쳤습니다.

 

 

크기에 놀라서 "넌 누구니"라고 물어보았던 달래가

탈바꿈하여 식탁에 오르니 입맛 살려주는 무침이 되더군요.

 이 달래무침은 곱창김에 싸서 먹으니

일품 이더군요.

워낙 달래가 크니까 매콤한 맛이 강했는데

김을 싸서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더군요.

 

초봄엔 냉이 캐서 식탁에 올리고

그다음 순서로 달래 캐서 식탁에 올리니

봄날의 식탁이 향기로 가득 채워져서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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