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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요리시간

메주 쑤는 날의 호박 영양밥


시골에선 바쁜 가을걷이가 끝나도

좀처럼 따뜻한 방안에 들어앉아 휴식할 시간이 쉽게 찾아 오지 않습니다.

가을걷이 후에 김장,

김장 후에 메주 쑤기,

메주 쑤기가 끝나면 저는 산천어 축제 준비해야 할것 같습니다.ㅎㅎ

2012년 1월7일 부터 1월 29일까지 산천어축제가 열립니다.

산천어 축제때 저희집 산야초효소도 출품하거든요.

축제참가 신청,산야초효소 박스준비,유리병 준비등 완료하고

이젠 축제때 효소 출품하는 일만 남은것 같습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3일동안 메주 쑤었습니다.



저희는 산야초효소와 청국장 위주로 판매를 하고 있고

된장이나 고추장은 저희집에서 먹을것만 담그고 있습니다.

된장이나 고추장은 작은양만 담그고 있는데

춘천에 사는 지인이  콩 한가마니로 메주를 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지인이 시골에서 메주 쑤어 된장 담그고 싶다고

부탁을 해왔습니다.

마침 바쁜 일들도 끝나고 한가한 때에 부탁을 해와서

3일동안 메주에 올인했었답니다.ㅎㅎ

콩 한가마니는 70kg 입니다.

얇고 작게 빚어 달라는 요청대로 메주를 빚었는데

콩 한 가마니 삶아 메주 100장 빚었습니다.




제가 어릴때 메주 쑤는 날은 할머니께서 요술방망이로 요술을 부리듯

맛있는 고구마를 쪄주셨었답니다.

"왜 요술방망이 이냐구요"?

콩 삶는 솥에 고구마를 넣어 쪄주셨는데

고구마 맛이 꿀맛 이었거든요.

콩이 삶아 지면서 고구마에 콩맛이 유입 되어 

고구마에 꿀을 집어 넣은것 처럼 단맛 이었었습니다.


어릴때 메주 쑤는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저도 콩 삶는 솥에 영양 꿀단지를 넣어 보기로 했답니다.ㅎㅎ




가을에 수확해 효소 담그고,  몇개는 호박죽 쑤어 먹으려고 보관하던 늙은 호박을

오늘의 메주 솥단지에 넣어 보았습니다.

생김새는 단호박 처럼 생겼지만 늙은 청호박 이랍니다.

단호박 처럼 단맛은 아니지만 호박죽 쑤거나 다른 음식에 넣어 먹으면

단호박 못지 않은 맛을 내주는 늙은 호박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호박 속으로 들어간  영양愛 " 랍니다.ㅎㅎㅎ


호박 영양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호박 영양밥 재료

늙은 청호박 1.3kg,불린 찹쌀과 현미찹쌀 5컵(종이컵)

고구마 100g,은행 15알,잣 3TS,대추 7개,깐밤 10개




호박은  윗부분을 잘라내고 속을 파냈습니다.



현미 찹쌀과 일반 찹쌀을  1시간 정도 물에 불려서 

종이컵 으로 5컵 준비했습니다.



호박 영양밥 속으로 들어갈 재료들 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대추만 선물 받은 것이네요.

고구마는 텃밭에서 생산해 낸것이고,

은행과 잣,밤은 뒷동산에서 주워 오거나 

화천 읍내 가는 길에서 주워온 것들 이어서 영양밥의 재료들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은행 15알은 끓는 물에  1분정도 넣었다가 꺼내

찬물에 헹구어 껍질을 벗겨냈습니다.



고구마 100g 짜리는 4등분 해서 다시 잘게 자르고 ....


밤은 3등분 해서 자르고 ,대추는 돌려 깍기 해서 3등분 으로 잘랐습니다.



쌀에 부재료를 넣어 골고루 섞어서...



호박 속에 채워 넣고...


잘라냈던 호박의 윗부분을 덮고....


호박을 스텐 소쿠리에 담아 메주콩 삶는 가마솥에 넣었습니다.

스텐 소쿠리에 담아야지 호박이 익어서 뜨거우면 다루기 수월할것 같았습니다.



메주콩 삶는 가마솥에서 한 시간 정도 넣어 두었더니

호박 영양밥이 완성되었습니다.


단호박 영양밥은 음식점에서 여러번 먹어 보았는데

제가 직접 늙은 호박 이용해 만들어낸 영양밥이

더 맛있었습니다.ㅎㅎㅎ


어릴때 할머니께서 메주콩 삶는 솥에 고구마 쪄주시던 그맛이

되살아난 느낌이었습니다.




메주콩 삶는 솥에 넣었기 때문에 콩물이 유입되어 밥이 질게 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던 꼬들꼬들한 맛은 아니었지만

최고의 영양밥을 맛보았다고 자부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도 휴일날의 여유로움을 누리면서 

엄마표 영양밥에 반해 두 공기를 맛있게 먹더군요.

메주도 쑤고,영양밥도 만들어 먹을 수 있었으니

휴일날 점심시간의 식탁이 풍성하기만 했답니다.






평소엔 소식하던 저도 오늘 만큼은  "호박속에 들어간 영양愛" 덕분에

밥공기 가득 채워 먹었답니다.ㅎㅎ







호박속에 들어간 영양밥 퍼내고 남은 호박은 호박죽 쑤어 먹으려고 

껍질만 벗겨냈습니다.

오늘은 호박 영양밥!

내일은 호박죽~~~ㅎㅎㅎ


이러다가 호박사랑에 빠지게 되겠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