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랑의 사진 이야기
비오는 날은 신선님들이 계모임 하는날? 본문
저희 마을은 날마다 똑같은 풍경인듯 하면서도
시시때때로 변함이 있는 풍경이라서 오늘도 저는 카메라와 친구해 보았답니다.
특히 저희 마을은 비온 뒤의 풍경은 마치 신선님들의 계모임 있는날 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하얀 도포자락 휙휙 날리는 운해가 멋진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랍니다.
땅바닥이 땅땅(?)하게 굳어져서 호밋자루도 들어가지 않던 땅이
이젠 단비가 내려 호밋자루가 바빠지게 되었답니다.ㅎㅎ
그만큼 흙이 부드러워졌다는 말씀이지요.
흙이 부드러워 지면 작물도 잘 자라고
제가 씨름해야할 풀들도 잘 자란답니다.ㅎㅎ
그러나 모처럼 신선님들도 계모임 하는날엔
저도 여유를 부려볼 수 있으니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 되었네요.
비오는날 계모임도 없고 하니
우두커니 놀면 뭘하나 싶어 카메라 들고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서성거려 보았습니다.
보리수 가지고 여러번 울궈 먹고 있지요? ㅎㅎ
우찌 니들은 고로코롬 구엽게 생겼다냐?
보면 볼수록 정이가는 열매이구먼!
못참겠다 꾀꼬리가 아니고,
못참겠다 직박구리들 이닷!
아니 시방 너희들이 찬밥 더운밥 가리게 생겼냐?
요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보리수들이 직박구리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는디
그렇게 못본척 해도 되느냐 말이냐구?
뭣이라고?
너희들 다이어트 중이라고?
고~오~~뤳!
나는 너희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인심을 썼는데
다이어트 중이라고?
하이구~~
그럼 잘 되었네.
이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이 비 그치고 나면 울 아들 보고 보리수 열매 다 따라고 할것이당!
보리수 쨈 만들어 보니까 맛이 좋아서
여러 사람들과 나누어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너희들이 다이어트 한다고 안오면 이젠 내차례닷!
보리수 열매 따서 효소 담그고 쨈까지 만들었으니
미련일랑 일찌감치 접어두고 직박구리들의 몫으로 남겨 놓았던 보리수 열매 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하게도 직박구리들이 오질 않네요.
아무래도 요녀석들이 어딘가에 또 다른 먹거리가 풍성한걸 보아 둔것 같습니다.ㅎㅎ
그러니 제가 다 따서 보리수 쨈 만들어서 달콤한 행복을 다시 맛보아야 할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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