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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사랑

냉이 동그랑땡

화사랑 2011. 3. 31. 21:55




심봤다! 를

텃밭에서 외치는 사람 보셨나요?

산삼을 캐면

“심봤다” 라고 외친다고 하지요.

저는 산삼은 못캤지만

산삼 못지않은 신비스러움을 텃밭에서 발견하고

심봤다를 외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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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눈이 녹기도 전에 성급하게 냉이를 캔 저는

마치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사람 같았지요.

봄의 전령사인 냉이를 빨리 만나고 싶어

언땅을 호미로 두드리며 냉이한테 빨리

밖으로 나오라고 호통을 치곤했습니다.

눈이 미쳐 녹지 않은 텃밭에서 냉이를 캐다가

상큼한 봄을 가불해 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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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사준비 하기 위해 텃밭에 퇴비를 뿌리는데

제가 다 캐내지 못한 지각생 황새냉이가 저를 보고

퇴비에 덮혀 버리면 내년에나 만나야 하는데

자기를 구출해 달라고 애원 하는듯 했습니다.

오호라~~

지각생 이라도 나는 너를 기꺼이 우리 식탁으로 모셔가야 겠다 생각하고

몇 뿌리만 캐려고 마음 먹었는데 막상 캐다보니까 한 소쿠리 가득 캤습니다.

그런데 냉이가 마치 인삼뿌리 같이 튼실해서 심봤다를 외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ㅎㅎ

제가 캔 냉이는 황새냉이입니다.

제가 짐작하기엔 몇 년 묵은 냉이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뿌리가 저렇게 굵을 수 없을것 같아요.

산삼 캔것보다 더 호들갑스럽게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비록 산삼보다 효능은 뒤떨어 진다 해도

마음먹기에 따라 산삼보다 더 귀하게 여기면

산삼의 효능을 먹는 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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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봤다”를 외친만큼

음식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텐데

무슨 음식을 만들면 좋을까 궁리해 보았습니다.

요즘 농사준비로 힘들어 하는 남편에게

열량도 있으면서 맛도 플러스 된 음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냉이 뿌리가 워낙 굵어서 끓는 물에 데쳤는데도

부드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데친 냉이뿌리를 잘게 다져서 동그랑땡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냉이 동그랑땡 재료

데친냉이300g,서리태청국장100g,양파1개,두부1/2모,청.홍고추50g,계란5개,밀가루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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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에 계란2개 깨넣고 소금1/3숟가락 넣고 조물락 조물락 무쳤습니다.

레시피의 재료들을 곱게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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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빚어 밀가루옷 입히고 계란옷 패션으로 입혀

구워 냈더니 "심봤다" 외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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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냉이 철이 지나고 다음 주자인 쑥이 쑥쑥 돋아나고 있습니다.

냉이로 봄의 미각에 날개를 달아 주었으니까

이젠 쑥으로 미각을 한층 살려 주는 절기가 돌아왔으니

쑥쑥 돋아나는 쑥으로 무슨 음식을 만들어 볼까

미리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