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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랑의 사진 이야기
밤새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일기예보에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했지요. 산간 지역에서는 70cm가 넘게 내렸다고 하네요. 제가 살고 있는 화천은 7cm 정도 내렸습니다. 3월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서 문득 3월의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봄눈 녹듯 한다는 말이 있듯이 오전에 하얀 설국을 이루더니 오후엔 높은 산에만 눈이 남아 있고 마당에 내린 눈은 다 녹았네요. 보리수 나무에도..... 대추나무에도...................... 마당에도................... 주목나무에도......................... 쪽파 밭에도 눈이 하얗게 덮였네요. 이 쪽파는 겨울을 이겨낸 신통한 쪽파라서 애정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크게 자라면 뽑아서 쪽파김치 담그려고..
입춘이 지나고도 봄인 듯 봄이 아닌듯한 날들이었는데 새로 시작하는 출발선을 알리듯 3월에 접어드니까 공기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모든 사물이 봄햇살을 맞아 춤추는 듯 즐거워 보이네요. 연초에 일 년 계획을 세우면서 한 달에 한 권씩의 책을 읽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동안에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해놓고 살아왔습니다.ㅎㅎ 그런데 시골살이를 해 보까 독서의 계절은 겨울이 최적의 계절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권을 읽겠다는 결심을 져버리고 1월 2월 두 달 동안에 1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ㅎㅎ 하지만 책의 숫자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겠지요? 1,2월을 그렇게 들어앉아서 책을 읽고 1주일엔 한번 출사를 다니면서 지냈습니다. 그런데 3월 접어들자마자 엉덩이가 들썩 거려서 들어앉..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눈다운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젠 현실녀가 되어버렸는지 눈이 내리면 눈을 치워야 하는 부담과 운전하는데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무슨 첫사랑 같은 첫눈 이냐고요? ㅎㅎ 비록 현실녀가 되었지만 눈이 내리면 설레는 마음이 우선인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동안거에 들어간 빈밭 이지만 그냥 휴식만 취하는 밭이 아니겠지요. 겨우내 기운을 축적해 두었다가 봄이 되면 땅의 기운을 펼쳐야 하니까 동안거에 들어간 밭도 밑에서는 치열하게 숨을 쉬고 있겠지요. 저 항아리들마다 된장, 간장, 고추장이 가득 들어 있으면 최부자집처럼 부자가 될 텐데 저 항아리들은 전부 비어 있으니 내년 봄엔 저 항아리에 부를 축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눈은 어디에 내려도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유난히 장독대..
이런 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헐벗었지만 부자 나무를 만나고, 밭은 비었지만 푸르름 자랑하는 쪽파를 만나고, 생명력 강한 나물은 단풍잎 이불삼아 봄인듯 푸르름 자랑하는 것을 만나고, 이파리 다 떨군 나무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제 몸에서 떨어진 옷들 위에 그림자 드리운 것을 만나고, 봄, 여름, 가을 동안 제 한 몸 바쳐 돌 나르기에 혼신을 바쳤던 철 망태기를 만나면서 지내는 날들입니다.ㅎㅎ 큰 농사를 짓지 않지만 그래도 농사는 농사라고 이름 짓는 텃밭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봄, 여름, 가을을 지냈습니다. 지금은 농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참 한가롭고 평화로운 날들이지요. 저희 집 뜨락과 텃밭의 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만추에 풍덩 빠져 보았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늦가을 풍경을 아니 만날 수 있는가?라고 하면서 홍천군 화촌면 주음치리의 백락사에 다녀왔습니다. 사진 동호회 회원들과 고즈녁한 산사를 찾아 늦가을 풍경에 흠뻑 취해 보았답니다. 절정기를 이루고 있는 붉은 단풍과 붉게 물든 산사 주변 풍경이 딱 알맞은 시기에 찾아 왔노라고 환영해 주는 듯했습니다. 김장도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5일 날 홍천 백락사에 가서 심신에 가을빛을 가득 충전해 왔답니다. 다녀온 지 며칠 만에 오늘같이 비가 많이 내리니 저 아름다운 단풍이 낙엽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연은 사람에게 살아 있는 교사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붉고 아름다운 단풍도 때가 되면 기꺼이 내려놓는 이치를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듯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
총각김치 쪽파김치 고들빼기김치 돼지감자 장아찌 . . . 요즘 제가 김장 전 작은 김장 하느라고 바쁘게 지냈답니다.ㅎ 올해는 가을을 겨울에게 일찍 양보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단풍이 곱게 물들고 가을사랑을 예찬할 수 있으니 가을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희 집 뜨락 단풍나무에 활활 가을 불이 붙으니 제 마음까지도 빨갛게 물이 드네요. 아무리 가을이 건너뛴다고 해도 그냥 보낼 수는 없지요. 그래서 남은 가을을 꼭 붙들어 매고 싶어서 열심히 가을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희 집 담장을 곱게 물들였던 담쟁이덩굴도 제 몫을 다하고 떠나려 하네요. 자연이 하는 일을 보면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우리네 인생의 가을날도 자연처럼 곱게 물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김장을 하기 전에 총각김치, 쪽파김치, 고들빼기김치 ..
소슬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니 女心이 약간 흔들리네요.ㅎㅎ 가을바람 소슬하니 분다고 여심이 마구마구 흔들흔들거리면 안 되겠지요? ㅎㅎ 모든 만물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는 시기이지요. 가을 하면 먼저 떠오르는 대표주자는 밤 이겠지요? 추석이 다가오면 밤송이가 입을 열면서 진한 알맹이를 보여 주지요. 아직은 알알이 더 알차게 영글어야 하지만 굵어지는 밤송이를 보니 가을이 야무지게 영글어 가고 있음이 느껴지네요. 뜨락에 심어 놓은 머루가 다 익기도 전에 새들이 자기들 먹이인 줄 알고 날아와 다 따먹고 저희 몫은 이렇게 작은 바구니 하나밖에 나오질 않았네요.ㅎㅎ 산골에 살다 보니 온갖 새들이 날아오는데 열매들이 맺히면 귀신같이 알고 날아와 다 따먹는답니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거두었으니 감사할 ..
가을이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었네요. 아침 창가엔 서늘한 기운을 내려놓고 저녁 창가엔 풀벌레 울음소리를 내려놓으니 살금살금 다가오는 가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네요.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한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섭리를 느끼며 다가오는 가을을 풍요롭게 맞기 위해 준비해야 할것 같은 마음을 갖게 되네요. 살금살금, 사뿐사뿐 다가오는 가을의 기운을 몸으로 느껴보기 위해 집 밖을 나서 보았습니다. 저희 집에서 가까운 파로호에 나가보니 성성한 여름의 기운이 펄펄 살아 움직이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엔 가을이 묻어 오고 있음이 느껴지더군요. 덥다는 핑계로 집콕만 하다가 집 가까이에 있는 파로호 호수로 나가니 평화로운 기운이 저에게로 밀려오며 힐링을 안겨 주더군요. 파로호에 나가 평화로운 기운을 느껴보고 운전대를 화천읍내..